이번 추석은 코로나로 인해 양가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
특히 처갓댁은 우리가 사는 안양에 있고, 비교적 가까운 거리임에도 방문하지 못했다.
장모님께서는 이런 사정이 아쉬우셨던지 괜찮으면 토요일에 잠깐 들려서 남은 명절 음식을 챙겨 가라고 하셨다.
올해는 찾는 이가 없어 명절 음식을 거의 안 하셨지만 사위와 딸에게 나누지 않고 가족끼리만 드시기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하신다.
이에 우리는 운동 겸 안양천을 따라 처갓댁으로 걷기 시작했다.
출발 전에 장모님께 드릴 책 한 권도 챙겼다.
한재술, 『설교, 어떻게 들어야 할까』, 그책의사람들, 2020.
얼마 전 저자로부터 세 권을 선물 받았는데, 참된 경건을 추구하는 저자의 평소 마음이 잘 담긴 책이다.
설교가 무엇인지, 신앙생활에서 왜 설교가 중요한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교를 들어야 하는지를 저자 특유의 세심한 언어로 잘 설명하고 있다.
내가 먼저 읽은 후 혹시나 싶어 장모님께 책을 소개해 드리니 읽어보고 싶다고 하셔서 그중 한 권을 장모님께 드리기로 했다.
내가 그랬듯, 장모님께서도 이 책을 통해 많은 유익을 누리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처갓댁에 도착하니 장모님께서는 남은 명절 음식 세 종을 싸 주셨다.
LA갈비, 갑오징어도라지오이무침, 진미채.
확실히 예년 추석에 비해 음식 가짓수가 많이 줄긴 했지만, 장모님의 포근한 마음이 느껴져서 우리는 충분히 고맙고 감사했다.
조금 걱정되는 것은, 최근 장모님께서 자꾸 머리가 어지럽다고 하시는데 병원에서는 드시는 약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만 할 뿐 정확한 원인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머리가 어지러워 누워 계시다가 딸이 온다고 하니까 힘들게 일어나셔서 새로 진미채를 볶고 계셨다.
부디 장모님의 어지럼증이 사라지고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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