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월 25일) 오후 늦은 시간, 거의 저녁이 시작될 무렵 아내와 함께 비봉산에 올랐다.
등산을 마치고 귀가한 후 아내가 저녁으로 닭곰탕을 끓여주었다.
아내는 주로 내가 피곤하거나 감기에 걸렸을 때 닭곰탕을 해 주곤 했는데,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KF94 마스크 쓰고 다닌 덕에 한동안 감기에 걸린 일이 없어서 그런지 좀 오랜만에 먹는 것 같다.
닭곰탕이나 닭백숙은 닭을 재료로 요리한 것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에 속한다.
나는 흔히들 많이 먹는 양념치킨이나 후라이드치킨을 싫어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이 먹진 못한다.
요리하기가 귀찮아서 가끔 저녁 식사로 치킨 한 마리를 배달시킬 때가 있는데, 아내와 둘이서 열심히 먹어도 항상 네댓 조각씩 남곤 한다.
처음 몇 조각은 맛있게 먹지만 이내 물려서 좀체 다 먹질 못한다.
종종 지인들 중 양념치킨 한 마리를 혼자서 다 먹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우리 부부로서는 다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같은 닭요리라도 닭곰탕이나 닭백숙이라면 끝까지 잘 먹을 수가 있다.
등산 후 요리하는 게 너무 힘들지 않느냐는 내 질문에 아내는 남편과 오손도손 저녁 먹을 걸 상상하며 요리하는 시간이 참 즐겁다고 한다.
아, 심쿵이다ㅜㅜ
오늘 비봉산 정상에서 하산하며 찍은 노을이다.
하늘 전체를 시뻘겋게 물들인 그 강렬하고 아름다운 자태는 도무지 사진 속에 담을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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