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수조를 보니 빼꼼이 수조에 설치해 둔 페리하 럭셔리 히터(300W)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일어나자마자 수조 물에 팔을 적시는 게 그닥 내키지 않았지만 히터가 대각선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행여 고장날까봐 귀찮음을 무릅쓰고 물 속에 팔을 담그어 다시 히터를 부착시켰다.
빼꼼이는 수조 속 구조물을 어느 것 하나 그냥 두질 않는다.
해츨링 때 빼꼼이가 살던 채집통의 에어스톤이 부서져서 다시 교체해야 할 상황이 되었는데, 마침 예비로 보관해 둔 것이 없어서 달랑 에어호스만 남겨진 적이 있었다.
그 하루 동안도 빼꼼이는 에어호스를 가만 놔두질 않고 계속 물어 뜯으며 성질을 부렸다.
녀석은 덩치가 커지고 힘이 세지면서 더더욱 성질 사나운 폭군이 되어가는 것 같다.
오늘은 내가 수조 속에 팔을 넣고 히터를 수조 바닥과 평행으로 부착하려고 대강 눈어림을 하고 있는 중에 무서운 속도로 헤엄쳐 와서 강하게 내 손을 깨물었다.
얼른 피했길래 망정이지 조금만 늦었으면 손등에 또 하나의 흉터가 추가 될 뻔 했다.
잠시 후 다시 팔을 넣었을 때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바로 달려들어 무는 바람에 수조 속에 팔을 예닐곱 차례 넣은 후에야 간신히 원하는 대로 히터를 부착시킬 수 있었다.
해츨링 때도 성질 사납긴 했지만 성장하면서 더 자신감이 붙어서 그런지 점점 상태가 심해지는 것 같다.
개나 고양이는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행동 교정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자라나 거북이도 그럴 수 있을까.
내 눈에는 그래도 빼꼼이가 귀여워 보이지만, 아내는 이제 무섭다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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